공익상품팀 박봉우리 간사가 찾은 행복의 조건


 

까맣고 올곧은 눈썹. 높낮이 없는 음성에서 느껴지는 진중함 속에서 함께한 시간들. 그녀가 살아가는 방식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는 방법, 그녀를 통해 배워본다.

가장 먼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준다면?
공익상품 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희 팀은 착한 생산자가 만든 공익상품을 발굴해서, 그 제품들이 더 많이 팔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요. 아름다운가게의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 뷰티풀마켓에서 판매되는 모든 공익상품들의 구매/제품개발기획부터 마케팅, 출고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죠.

 

공익상품이란?
사회적기업, 친환경단체, 공정무역단체, 장애인재활단체 등 착한 생산자가 만든 상품을 말하며, 소비를 통해 사회에 이익이 되는 상품을 말한다.  공익상품이 다양해지고 유통이 활발해지면 장애인이나 저소득계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들이 보다 수월하게 자립할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운가게는 지난 2010년부터 전국 매장 및 온라인 마켓을 통해 우수 공익상품들을 발굴해 판로확대를 지원하는 하는 공익상품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적성에 맞는 일은?
제품기획이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이죠. 기획했던 제품이 출시되고 판매까지 잘 되면 기획자들 사이에선 일명 ‘뽕 맞은 기분’이라고들 표현해요.(웃음)

‘제품기획’이란 정확히 어떤 일인지?
저희의 제품기획은 두 가지 출발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생산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 둘째는 구매천사가 무엇을 원하는가 입니다. 첫째 출발점의 예는 저희 권태경 간사님이 진행한 ‘아름다운선물세트’가 대표적인데요, 작은 사회적기업 제품들을 모아서 하나의 근사한 선물세트로 제품화 해 경쟁력을 높인 거죠. 그렇게 그들의 판로확대를 돕습니다. 둘째 출발점의 대표제품은 마스코바도예요. 백설탕의 건강한 대안을 찾고 있는 구매천사들의 니즈의 부합한 제품이죠.

최근에 필리핀을 직접 방문했다고?
마스코바도 3kg 개발 목적으로 갔어요. 생산자들도 만나고요. 그들을 직접 보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 그래,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었지.”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돼요.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일할 때와 다르죠.  

 

아름다운가게에 오기 전엔 어떤 일을 했었는지?
S 그룹에서 영업과 상품기획 업무를 담당 했어요. 당시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데 저를 부러워하기도 해요. 거꾸로 저도 자리 나면 알려주겠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하죠. 그런데 막상 용기를 내길 두려워 하는 것 같아요.

평소 취미는 무엇인지?
여행과 요리. ‘요리’에서 표정이 좀 이상해지는데요? 잘 어울리지 않나요?(웃음) 요리를 곧잘 하는 편이에요. 한식, 중식은 특히 자신 있어요. 명절 상까지 누구 도움 없이 혼자 차리는 걸요. 몇 년 전엔 홍대에서 자그마한 식당 오픈까지 했었어요.

운영은 잘됐는지? 잘 됐다면 여기 있지 않았겠지?
나름대로 잘 됐어요. 주요 신문사 브런치 코너에까지 소개 됐었답니다. 가게 이름은 ‘small dish’, 주 메뉴는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였어요. 검색해보면 당시 손님들의 리뷰를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1년 정도 운영하다가 팔았어요.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저절로 장사도 즐거울 줄 알았는데, 식당은 요리하는 공간이 아닌, 동일한 메뉴를 반복해서 생산하는 조리하는 공간이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메뉴 개발하고 가게 이름 고민하고, 밤새며 준비할 땐 저절로 ‘몰입’이 되더라고요. 아무리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 속에 들어가면 내가 그리던 것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주변에는 충분히 경험해 보고 판단하기를 권유하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가게 접고 받은 권리금으로 곧바로 세계 일주를 떠났어요. 10개월 정도. 이집트, 시리아, 터키, 유럽, 남미 등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죠. 그 중, 페루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이 반짝거려요.

페루에 ‘망코라’라는 작은 어촌이 있어요. 페루 북쪽의 서핑타운이죠. 제가 묵었던 숙소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해먹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마치 별들이 제 얼굴로 쏟아지는 것만 같았어요. 별과 마주하며 그런 생각을 했죠. “저 별이 바라보는 나는 하나의 미물에 불과한데 뭐 때문에 이렇게 아옹다옹 욕심을 부리며 살아갈까.”

그때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지던가?
자연히 변화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여행 중에 남미에서 코카 재배하는 농부를 보면서 공정무역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했죠. 우리가 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름다운가게에 입사했어요.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행복했던 순간은?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해질 때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구나. 지금 당장 눈에 명확하게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는 분명 도움이 되고 있구나. 이런 생각들이 제 자신을 행복하게 해요.


 

“아내가 해외로 가정부를 나가야 하나 고민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 가족이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드디어 희망이 보여요.”
 -Mr. Ernie Barte / 조합원 / 39세

 

 

토지부활 프로그램이란?
농지를 저당 잡혀 고리 이자로 허덕이는 생산자 조합원들의 토지 오너쉽 회복 프로그램. 공정무역 소셜프리미엄과 펀드 조성을 통해 저리 이자 대출을 진행해줌으로써 농민들의 지속적인 가정 경제 회복을 돕는다.

 

 


“사진 콩알만 하게 넣어주신다고 약속했죠?”, 카메라 렌즈를 똑바로 쳐다보는 것조차도 쑥스러워 하다가도 업무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똥그래지고 입이 다부져진다.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아름다운가게’의 존재에 대해 묻는다.

 

 

 

 

 

 

“아름다운가게는 일로 노는 놀이터입니다. 놀이터에 가는 마음처럼 회사에 출근하기!
행복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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